1.영화 개요
비긴어게인은 2013년에 발표된 미국의 뮤지컬 로맨스 드라마 영화로, 존 카니 감독이 연출하고 각본을 맡았다. 영화는 음악을 매개로 만난 두 인물이 뉴욕에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예술적 영감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음악 프로듀서로 출발하여 부침을 겪은 댄과, 싱어송라이터로서 재능을 지녔지만 상업적 성공에 익숙하지 않은 그레타의 이야기는 현실감 넘치는 도시 풍경과 함께 펼쳐지며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감동을 선사한다. 작품은 뉴욕의 거리 곳곳을 무대로 삼아, 연주와 녹음을 동시에 시도하는 독특한 형식으로 촬영되어 생생한 현장감을 높였다. 공개 당시 평단으로부터 음악과 스토리가 균형 잡혔다는 호평을 받았고, 특히 사운드트랙이 큰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 관객에게 널리 알려졌다.
2.역사적 배경
비긴어게인은 2000년대 이후 음악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양상을 영화적 배경으로 삼았다. 디지털 음원 유통이 활발해지고, 전통적인 음반 제작 방식이 흔들리면서 많은 음악인과 프로듀서가 위기에 직면하게 된 시기가 영화 속에 반영되어 있다. 뉴욕이라는 도시는 세계적인 음악 산업의 중심지 중 하나이며, 재즈부터 록, 힙합 등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문화적 혼합의 장으로 기능한다. 이 같은 도시적 특성과 시대적 흐름이 결합되어, 극 중 인물들이 음악을 통해 재도약을 모색하는 과정이 현실감 있게 구현되었다. 감독 존 카니는 이전 작품 원스에서 이미 소규모 제작 환경을 활용해 버스킹과 일상 속 음악을 자연스럽게 다룬 경력이 있으며, 비긴어게인에서도 현장의 사운드를 생생하게 담아내어 변화하는 음악 시장에 적응해야 하는 예술가들의 고민을 드러내고자 했다.
3.등장인물
1 댄
유명 음반사에서 일하던 프로듀서 출신으로,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최근 성적 부진으로 인해 업계에서 입지가 흔들린 상태다. 가정사에서도 갈등을 겪으며 한순간에 생활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지만, 우연히 만난 그레타를 통해 음악에 대한 초심을 되찾으려 노력한다.
2 그레타
싱어송라이터로서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으나, 상업적 성공보다는 진솔한 음악을 만드는 데 가치를 둔다. 뉴욕에 함께 온 연인 데이브가 성공 가도를 달리는 동안 소외감을 느끼고, 댄의 제안을 받아들여 거리에서 직접 음악을 녹음하는 독특한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된다.
3 데이브
그레타와 오랜 연인 관계를 맺어온 뮤지션으로, 대형 레이블과 계약해 빠른 속도로 유명세를 얻는다. 그러나 상업적인 성공 앞에서 서서히 변해가는 자신을 자각하지 못하여 그레타와 갈등을 빚는다.
4 바이올렛
댄의 딸로, 사춘기를 거치면서 아버지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음악 프로젝트를 통해 아버지의 열정을 이해하게 되며, 스스로도 음악에 대한 흥미를 키워나간다.
4.줄거리
영화는 음반사와 계약이 끊기고, 가정에서도 멀어져 버린 댄의 암울한 모습으로 시작된다. 뉴욕의 작은 클럽에서 우연히 그레타를 발견한 댄은 그녀의 진심 어린 목소리에 매료되어 음반을 함께 만들어보자고 권유한다. 그러나 기존의 프로듀싱 방식으로는 투자 유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지라, 댄은 그레타에게 도시 곳곳에서 라이브 녹음을 시도하자고 제안한다. 이들은 잔잔한 공원, 복잡한 지하철역, 소음이 가득한 거리 등 다양한 장소에서 각종 악기와 녹음 장비를 간단히 갖추고 노래를 기록해 나간다. 이러한 파격적 방식은 전문 스튜디오에서 만드는 음반과 달리 장소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반응까지 오롯이 담아내며, 자유로운 음악적 에너지를 형성한다.
그레타는 녹음 과정을 통해 댄과 그의 지인들, 그리고 거리에 우연히 참여하게 된 뮤지션들과 함께 새로운 음악적 가능성을 발견한다. 한편 그레타의 옛 연인 데이브는 대형 기획사의 지원 아래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지만, 점차 진정성 대신 상업적 요소를 중시하게 되어 그레타와의 관계가 멀어진다. 결국 그레타는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독립된 형태의 음반을 발표하기로 결심한다. 댄 또한 이 협업을 통해 스스로의 삶에 대한 확신을 되찾고, 가족 관계에서도 서서히 회복의 기미를 보인다. 끝으로 그레타가 직접 공유 플랫폼을 이용해 음반을 팔기로 결정하면서, 영화는 기존 음반 산업의 틀을 벗어난 주인공들의 실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을 암시한다.
5.총평
비긴어게인은 뉴욕이라는 도시적 배경과 함께, 현대 음악 산업이 직면한 위기와 대안을 동시에 제시하는 작품이다. 거리에서 펼쳐지는 라이브 녹음과 다양한 악기의 활용은 도시의 소음마저 예술로 승화시키는 과정으로서 감동을 준다. 감독 존 카니는 음악과 삶이 분리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일상적인 장면들을 통해 전달하며, 캐릭터들이 진솔한 음악을 매개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무엇보다 특정 장르나 대형 기획사에 얽매이지 않고, 예술가들이 지닌 개성과 열정을 자유롭게 펼쳐낼 수 있는 환경을 모색한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라이언, 마룬 파이브의 애덤 리바인,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 등 출연진은 각각의 캐릭터가 지닌 색깔을 자연스럽게 살려, 음악 안에 녹아 있는 인간적인 면모를 입체적으로 표현해낸다. 이렇듯 비긴어게인은 청춘의 불안과 희망을 동시에 담아내는 음악 영화로, 창작의 본질과 예술적 자율성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오래도록 회자될 만한 가치가 있다.